중독 치유 길라잡이

중독 단상 12 내 육신에 거하는 죄, 알코올중독  

관리자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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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신약성경 로마서 7장 17절에서 21절까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 속에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행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이 교훈에서 우리는 금세 우리 내면에 똬리를 들고 있는 괴물인 중독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시는 것이 죄라는 것쯤은 어느 알코올중독자도 부정하지 않는다. 중독자도 마음속으로 마셔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육신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중독의 뿌리가 살아 꿈틀대며 머리를 치켜들면 마시지 않겠다는 평소의 마음과는 달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시고 만다. 그래서 마시게 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알코올중독이라는 죄요, 잠자던 그것이 살아서 활동할 때, 원함 즉 선을 행하는 것,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은 있으나 내 원함과는 달리 마시고 만다는 중독의 강력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내가 원하는 바 선을 행하지 아니하고(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술을 마시고 만다) 하고 괴로워하고 있다. 그래서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즉 내가 마시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마시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다시 강조하면 그 죄가 알코올중독이라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진실로 적확한 지적인 것이다. 그러면 그 악한 죄의 뿌리, 우리 내면에 거하는 죄가 무엇일까? 그것이 우리를 이롭게도 하고 해롭게도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그것에 대하여 알아보자.


임마누엘 칸트는 이렇게 말했다.

”이성(理性)이 우리의 의지를 통치할 때 우리는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에 내몰리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 두 가지 능력이 합쳐져 우리는 특별한 존재인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존재가 된다. 이 능력으로 우리는 단지 식욕만을 느끼는 동물에서 벗어난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이 알코올중독자를 연구한 결과 알코올중독자는 무생물에 대한 욕구가 발현된다고 주장한다. 나도 마셔도 보고 술로 고통도 받아보았지만 알코올중독 말기까지 악화되자 술을 아무리 마셔도 결코 즐겁지 않았다. 마시는 목적이 취하기 위해서이고, 취하면 즐겁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데, 즐겁지 않은데 왜 마실까? 마신 다음 엄청난 고통이 어김없이 따르는데. 그것은 모든 것을 잊고 싶어서, 생각하는 것조차 싫어서, 사는 것도 싫고, 죽는 것도 싫어서. 즉 단세포적 생명체를 추구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것을 무생물에 대한 욕망이라고 한다.

인간을 줄겁고 편안하게 살기를 원하지, 괴롭고 힘겹게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스트레스를 받아 심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괴롭고 아픔이 엄습할 때, 자기의 능력으로 이것을 극복할 수 없을 때 외부의 도움을 기대한다. 그것이 다른 사람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일 수도 있고, 그것으로 부족하면 물질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낸다. 그것이 마약이고 각성제일 것이다. 마약과 각성제가 뇌내에서 주로 쾌감작용을 미치는 부위는 전두연합령과 측좌핵, 그리고 시상하부와 중죄다.

전두연합령은 이마 바로 뒤에 위치한다. 좌우로 나누어 좌뇌는 이성, 우뇌는 감정을 담당한다. 그 종합으로 인간의 정신이 창출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부위다.

측좌핵은 전두연합령 바로 뒤에 위치한 좌우 두 쌍의 겨우 2.5mm 정도로 전두연합령과 뇌의 다른 부위와의 교량 역할을 한다. 이 교량 역할은 인터베이스(Interface)라고 하며 서로 다른 두 가지 체계를 연대하여 작동시키기 위한 장치다.

시상하부는 특별한 구조와 작용을 가지고 있는 인간의 뇌에서 가장 원시적은 부분이다. 여기는 개체 유지를 위한 식욕, 종족 유지를 위한 성욕뿐만 아니라 그 밖에 생존을 위한 온갖 본능적 욕구를 관장한다.

중뇌는 시상하부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보행과 자세의 제어, 눈의 동공의 수축을 조정하는 일 등을 한다. 하지만 중뇌가 그 이상으로 중요한 점은 A10신경이라 부르는 쾌감을 빚어내는 신경세포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A10신경은 인간 정신세계만 존재하며 시상하부, 측좌핵, 전두연합령이라는 마약과 각성제가 주로 작용하는 부위와 이어져 있어 이른바 ‘마약-각성제 루트’를 구성하는 신경계다.

마약과 각성제가 인체 특히 뇌에 미치는 작용과 깊게 관계된 A10신경은 ‘쾌감신경’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외국에서는 헤도닉 너브(쾌락신경), 또는 오이홀로게닉 너브(황홀신경)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이 신경이 인간에게 쾌감을 가져다 주는 일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마약과 각성제는 A10신경을 통한 쾌감 시스템에 작용하여 일상에서 절대로 느껴볼 수 없는 쾌감을 가져오기 때문에 한번 관계를 가진 사람은 그에 의존하기도 한다.

쾌감, 이것은 인간 누구나 희망하는 것이다. 성(性)의 쾌감이나 식(食)의 쾌감은 말할 것도 없고, 운동경기에서 승리했을 때나 고생 끝에 일을 마쳤을 때, 종교적 깨달음을 얻었을 때, 또는 예술적 창조 행위를 끝마쳤을 때 등등, 온갖 분야에서 인간은 쾌감을 느낀다. 쾌감의 원천은 보편적인 것도 있으나 반면에 지극히 개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그것이 인간의 정신 활동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이 어떤 쾌감을 느끼고 있을 때, 공통적으로 뇌 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A10신경이다. 그리고 마약이나 알코올이나 각성제 역시 최종적으로 A10신경에 작용하여 쾌감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즉 A10신경이야말로 인간의 정신활동과 행동력의 원천이며, 그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마약이나 알코올과 각성제가 가져다주는 쾌감 현상을 해독하는 일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면 이제 뇌 속에 있는 마약과 각성제 루트를 알아보자. 그것을 알기 위해 A10신경이 뇌 내에서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를 살펴본다.

A10신경의 출발 지점은 뇌간에 있는 중뇌다. A10신경은 거기서부터 인간의 뇌 속에서도 가장 원시적인 ‘욕망의 뇌’인 시상하부로 나가며, 다른 많은 신경과 굵은 다발인 내측전뇌속을 이루고서 통과한다.

시상하부를 통과한 A10신경은 대뇌로 들어가 우선 동물시대부터 존재하면서 희로애락을 빚어내는 ‘동물의 뇌’인 대뇌변연계로 들어간다. 거기서 공격성을 관장하면서 좋고 싫은 감정을 결정하는 편도체, 기억과 학습과 관련이 있는 해마, 최고의 행동력을 내는 전두연합령과 뇌의 다른 부위와의 교량 역할을 하는 측좌핵이 있다. 측좌핵은 모르핀과 코카인, 각성제 등이 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A10신경은 ‘지(知)의 뇌’ 또는 ‘인간의 뇌’라 불리는 대뇌피질에 도착한다. 즉 인간의 정신을 빚어내는 전두연합령, 본능을 통합 제어하는 전부대산회(前部帶狀回), 기억 학습을 종합하는 측두엽 가운데서도 마약과 각성제의 작용을 생각할 때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측두엽의 내측에 있는 내와피질(內窩皮質)이다 내와피질은 인간이 최고의 쾌감을 느끼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A10신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바로 극도의 쾌감을 일으키는 도파민이다. 술을 마시면 이 도파민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리하여 사람이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기쁨을 느끼게 하며, 그것을 한번 경험한 사람은 계속해서 술을 마시게 된다. 이것이 도파민 중독이고 알코올중독으로 발전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에는 스스로의 체내 환경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기구가 있다. 예를 들면 혈액의 화학적, 물리적인 성질과 상태가 음식물 섭취로 인하여 변화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시스템으로 그것을 ‘항상성(恒常性)’이라 불린다. 인간의 경우 주로 뇌의 신경계에 의해 조절, 제어된다. 신경전달물질은 이 신경계를 작동시키고 있다.

전기 난로를 일정 온도로 유지시켜 주면 그 이상 가열될 위험이 발생할 때에는 바이메탈이 전기회로를 차단시켜 온도가 내려간다. 다음에 어느 정도 온도가 내려가면 바이메탈이 원상으로 돌아가서 히터는 다시 가열되며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렇게 출력된 정보를 다시 입력측에 되돌려주어 다시 정보 전달에 이용하는 시스템을 전기공학 용어로 ‘피드백’이라 하며, 지금 예로 든 것처럼 과잉 행동을 억제하여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시스템을 ‘마이너스 피드백이라 부른다. 이것과 똑같은 일이 인체 내에서도 이루어지며, 그 의해 생존이 유지된다.

예외적으로 마이너스 피드백이 작용하지 않는 시스템이 있다. ‘플러스 피드백’이라 불리는 것으로 전기난로로 말하면 전류가 일방적으로 증가되어 과열된 히터가 불타버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것은 글자 그대로 되돌아 갈 수 없는 것이어서 지극히 위험하기 때문에 특별히 중요한 위급 시기에만 작동된다. 여성들만의 현상인 배란, 출산이 그것이다. 일단 시작하면 되돌아가는 경우는 없는 것이다.

1981년 미국 예일 대학의 약리학과 정신의학 교수인 로버트 로스에 따르면 측두엽, 전부대상회, 전두연합령의 부위에 분포되어 있는 A10신경에는 마이너스 피드백 기구가 존재하지 않으며, 그들 뇌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이 과잉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뇌 자체도 과잉 활동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동물과는 달리 뇌내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신경전달물질은 알아보자.

GABA(gamma-aminobutyric acid) = 뇌안의 주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다. 모든 뇌 활동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글루타메이트(glutemate) = 뇌안의 주요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세로토닌(serotonin) = 뇌의 주요한 신경전달물질의 하나로 수면, 식욕, 성욕, 불안 및 정서와 같은 자율기능에 관여한다.

도파민(dopamine) = 뇌의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의 하나로 집중, 각성, 결단력, 보상, 쾌감 및 정서를 담당한다.

내인성 아편계(endogenous opiates) = 체내에서 생성되고 분비되는 아편계의 물질

 

음주로 GABA가 과도하게 분비되면 뇌의 활동이 억제된다. GABA로 인하여 전반적인 각성이 억제되면 운동 기능의 긴장과 불안을 감소시키고, 진정 작용과 수면이 증가하게 된다. 알코올은 GABA 수용체에 작용하여 이 수용체가 GABA에 더욱 친화적일 수 있도록 변화시킴으로써 뇌 내에 GABA가 보다 강력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내성의 원인

글루타메이트는 알코올이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 체계로써 뇌의 중요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 GABA와 상반된 기능을 한다.

만성 음주의 경우 글루타메이트에 대한 뇌의 민감성을 강화 혹은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힌다. 이러한 작용은 수용체의 상향 조절로 알려진 과정을 통하여 일어나게 되는데, 뇌는 자동온도조절장치와 같은 역할을 하며, 알코올의 저해 효과를 상쇄하기 위하여 보다 많은 NMDA(글루타메이트가 붙어 있는 화학물) 수용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수용체의 상향 조절은 물질에 대한 내성 효과와 관계가 있는데 이는 GABA를 증가시키고, 글루타메이트를 저해하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알코올이 필요한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내성의 원인이다.

 

금단과의 관계

갑각스런 글루타메이트의 증가는 금단 증상들에도 설명할 수 있는데 갑작스런 글루타메이트의 증가는 신경 독성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과행동정신증과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세로토닌과 금단 그리고 내성

세로토닌은 불안, 기분, 수면, 식욕 및 성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급성 알코올 섭취는 여러 종류의 세로토닌 수용체들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몇몇 수용체들의 활성은 증가시키는 반면 다른 수용체들의 기능을 감소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내의 세로토닌 활성을 증가시킨다.

이에 비해 알코올의 만성적 섭취는 뇌내의 세로토닌 활성을 저해시키는데, 이로 인해 몇몇 세로토닌 수용체의 상향 조절을 유발하게 되고, 이는 내성 및 알코올 섭취를 갑자기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금단 증상의 형성에 기여하게 된다. 특히 불안, 불쾌감, 불면증과 같은 증상들이 흔히 증가한다. 오심(메스꺼움)과도 관계가 있다.

또 세로토닌은 GABA의 활성을 증가시킴으로써 기억력 저하와 인지 그능 장애를 유발한다. 또한 세로토닌은 주의 집중력, 기억, 기분 및 정신증에 영향을 끼치는 도파민 분비를 자극한다.

앞에서 언급한 모든 신경전달물질 체계는 도파민으로 귀결된다. 마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많은 신경전달물질의 경로들은 도파민으로 향한다. 도파민은 뇌내에서 보상작용(reward)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신경전달물질이다. 알코올은 직접적으로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다른 신경전달물질들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연구를 통하여 도파민은 모든 중독성 물질들의 영향을 받으며 아마도 모든 중독성 행동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코올중독 말기에 이르면 술을 아무리 마셔도 즐겁지 않은 현상이 나타난다. 내성에 대하여 알고 있는 알코올중독자는 아직 덜 마셔서 기쁘지 아니한 것으로 착각하고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마신다. 그래도 기쁨은 오지 않고 결국 정신을 잃는다. 왜 이럴까?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A10신경에서 배출된 도파민은 재활용을 위해 회수된다고 한다. 그런데 회수량이 처음에는 약 70% 정도나 중독이 심화된 말기에는 30% 정도로 감소된다. 그렇게 계속 진행되면 나중에는 아무리 마셔도 도파민이 고갈되어 기쁨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모르는 중독자는 아직 덜 마셔서 기분이 좋지 않은 것으로 잘못 알고 이미 학습되어 있는 대로 한사코 술을 더 마셔서 기쁨을 찾으려 하나 그것은 이미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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