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치유 길라잡이

제61회 만성 알코올중독자의 심리적 특성

관리자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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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인(denial)

알코올중독자는 자신의 음주 문제를 인식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다른 사람들은 분명히 음주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데도 불구하고 중독자 자신은 아니라고 완강히 부인한다. 그리하여 자신은 중독자가 아니며, 단지 애주가일 뿐이다. 이것이 치료에 걸림돌이 된다.

이 문제는 이미 <제41회 정신도 알코올에 오염되는가? 본능적 방어기제>에서 상세히 설명했으니 그곳을 찾아 참고하기 바린다.

 

2. 충동성(impulsiveness)

알코올중독자는 여러 가지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번에 일을 처리한다. 그 자신이 이런 행동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동을 하기 전에 사려 깊이 생각하지 않거나 할 수가 없다. 음주 또한 미리 계획된 음주가 아니라 순간적인 음주 충동에 의해 생각 없이 마신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알코올중독자들의 행동을 충동성 행동 장애의 한 유형으로 본다.

술꾼들도 음주 충동이 온다고 그럴 때마다 마시지 않는다.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여 마실만 하면 마시고, 그렇지 아니하면 술을 참는다. 그러나 알코올중독자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음주 충동이 오면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마신다. 그래서 중독에서 벗어난 단주자들은 후배들에게 음주 충동이 오면 3분만 참고 심호흡을 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예를 들면 이런 증상이다. 알코올중독자의 아내가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알코올중독자인 남편을 정신병원에 입원을 결심한다. 병원과 미리 약속이 되어 외출 중인 남편이 귀가하기만 기다린다. 아내는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 입원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치밀하게 준비한다. 술과 안주를 눈에 띄는 곳에 차려놓고 남편을 기다린다. 드디어 남편이 돌아온다. 마시지 않은 맑은 정신이다. 술병이 남편 눈에 들어온다. 덥석 마시지 않고 술병 주위를 뱅뱅 돈다. 그러다 결국 마시고 만다. 평소에 술이라면 질겁을 하고 숨겨놓은 술을 찾아 버리고, 마시다 들키면 술병을 빼앗아 개수대에 쏟아버리던 아내가 눈에 띄는 곳에 술을 마시라는 듯 놓아두었는데 왜 그곳이 함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까? 많은 알코올독자들이 이런 식으로 강제 입원을 한다.

 

3. 도피(evasion)

자신의 음주에 관련된 것들은 언급을 회피한다. 날씨, 가정의 재정 문제, 방송 프로그램 등에는 두려움 없이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음주 문제에서는 될 수 있는 한 멀어지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심화되면 자신이 없는 모든 일에 도피한다. 예를 들어 감당하기 힘든 가정의 일이 발생하면 술을 마시고 취해 술 속으로 도피한다. 술에서 깨고 나면 누군가가 자기 대신 처리해 주기 때문에 의존성마저 길러주는 결과가 된다.

알코올중독 말기 현상에서 흔히 보는 일 중의 하나로 자신의 음주 문제로 인하여 발생하는 가정의 모든 문제와 음주의 죄책감에서 도피하기 위하여 지역 도피를 감행하여 술을 마신다.


4. 의존성(dependence)

알코올중독자는 자주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 예를 들면 아내나 어머니 등에게 매우 무리한 요구를 한다. 또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질 사람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실현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 술을 마시고, 그 음주의 책임을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 결국 확실하게 일이 잘못되면 그 비난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긴 세월을 알코올에 의존되어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삶도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의존형 인간으로 바뀌고,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의존적이 된다.

 

5. 낮은 자신감(low self esteem)

이것은 알코올중독자의 대표적인 성격적 특성 중 하나다. 알코올중독자는 자신의 생활마저 타인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때문에 일종의 방어기제로 자신감의 허세를 부린다. 그리하여 타인들에게 그것이 잘 인식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알코올중독자 자신조차도 이러한 자신감이 자신의 성격이라고 믿지 않음으로 자신과 남을 비하시킨다. 낮은 자신감에 사로잡힐 때마다 자학적인 언행을 한다. 이러한 특성이 진정한 사회적 관계 또는 직장에서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케 하는 주요한 원안이 된다.

이런 예를 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영등포역에 가면 노숙자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요셉의원이 있어 무료로 치료도 받을 수 있고, 그 옆에 있는 교회에서 무료 급식까지 하니 자연스레 노숙자들의 집합 장소가 되었다.

그 곳에서 노숙을 하다가 큰 결심을 하고 노동판에 일당 잡부로 돈을 벌어 쪽방촌의 입주에 성공하는 사람들을 어쩌다 만날 수 있다. 그들 중 어떤 사람은 노동으로 번 돈을 가지고 나타나 노숙자들에게 술과 담배를 나누어주며 대장 노릇을 하는 사람을 가끔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낮은 자신감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의 하나인 허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6. 적개심(nobility)

아무 이유도 없이 누구에게나 화를 잘 낸다. 화를 내는 이유는 비논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모든 윤리의 기준은 자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자기는 의인이고, 피해자며, 타인은 죄인이며, 가해자다. 자신에게 술 먹인 사회 또는 가정, 직장 등에 깊은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가정 폭력 내지는 법적인 문제까지 일으킨다.


7. 혼돈(confusion)

기억상실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큰 문제로 취급되어지지 않을 수도 있으나 알코올중독증 치료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알코올중독자는 주변에서 자신보다 더 심한 상태에 있는 알코올중독자나 음주하는 모습만을 의식함으로써 자신을 정상 또는 증세가 가볍다고 여긴다. 그래서 이런 현상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온다.

예를 들면 이런 현상은 정신병원에서 자주 목격된다. 술에 만취되어 몸도 가누지 못하는 환자가 병원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병실로 들어온다. 그 모습을 보는 알코올중독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목소리를 낸다. “지독하게 많이 마셨군, 아주 떡이 되었군.” 자신들도 똑같은 모습으로 끌려왔는데, 그 모습이 자신의 모습인데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이렇게들 말한다.

어떤 일을 시키면 순서를 정해 놓고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이것 먼저 시작하다가 중단하고 저것으로 옮겨가는 등 갈팡질팡한다.

 

8. 편집증(paranoia)

심각한 걱정이나 두려움으로 자신이 주변으로부터 피해받을 것리라는 병리적 의심을 고집하는 이상 심리학적 생태를 말한다. 알코올중독자들에서 보이는 편집증의 증세는 다음과 같다.

논리가 정연하고 체계가 선 망상을 고집한다. 타인이 편견임을 지적해도 자신은 온갖 논리를 동원하여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특히 음주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논리적으로 음주 책임이 자신의 탓이 아님을 강변하여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음주 문제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의 음주에 문제가 없음을 설득하려 한다. 이런 증상은 본능적 방어기제의 하나인 합리화와 투사와 합세하여 치료를 방해한다.

또 장기간 음주로 생각이 왜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편견을 고집하며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 때문에 가정에서는 불화가 끊이지 않으며, 사회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9. 강박관념(gangbaggwannyeom)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상태를 말한다. 강박성 장애는 강박적 행동과 강박적 사고로 구분되는 데 강박적 사고가 불안이나 고통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강박적 행동은 이를 중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강박적 생각과 행동을 할 때 떨쳐버리거나 중단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하게 되는 상태를 겪기도 한다.

알코올중독자는 이런 강박관념을 인지하지 못하나 무서운 증상 중 하나다. 알코올중독자는 술에 익숙해지는 동안 저절로 강박관념을 성숙시킨다. 스트레스가 오면 건전한 방법으로 이를 해소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의례 술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가 나도 술로 화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외로워도, 배가 고파도, 피곤해도 술로 그런 것들을 해소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소유자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급기야 정서가 불안해도 술을 찾으며, 감정의 기복이 와도 서슴없이 술을 마신다.

중독이 진행되어 증세가 악화되면 마시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코올중독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한 심리 상태가 되면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박적으로 술을 마신다.

 

10. 자기연민(self pity)

자기연민(自己憐愍)이란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가련하고 불쌍하다고 여기는 것을 말한다. 경제력이 있을 때는 거리낌 없이 제 돈으로 술을 마시던 중독자가 경제력을 상실하고 가족들에게 술값을 구걸할 때, 내가 왜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하고 스스로를 비하하며 자신을 불쌍히 여긴다. 음주 문제로 꾸중을 들으면 어쩌다 가장의 권위를 상실하고 이 모양이 되었나 하고 스스로를 슬퍼한다. 이렇게 자기연민을 감당하지 못하는 알코올중독자는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술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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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교역자 : 맹경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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