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치유 길라잡이

제48회 술을 마시면 왜 주정을 하는가?

관리자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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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술을 마시면 우리의 정신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자. 알코올은 우리 몸의 최상 기관인 뇌에서부터 작용한다. 영국의 신경과 전문의며 생물학자인 H 잭슨(1835~1911)은 뇌에 대한 알코올의 작용이 비교적 빨리 미치는 부분과 느리게 미치는 부분이 구별된다고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알코올의 작용을 받아 빨리 마비되는 것은 미묘한 반응이라든가, 수의(隨意) 운동, 인식, 사고, 판단 능력 등의 상위 기관이고, 느리게 마비되는 것은 내장 활동의 조절 등 하위의 원시적 기능이라고 하였다.

잭슨의 연구는 지금도 올바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후 상세한 연구로 뇌의 고등 기능이 빨리 마비되는 것은 대뇌피질에 의한 알코올의 직접 작용이라기보다는 대뇌피질 활동을 조절하는 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의 활동이 알코올에 의해 가잘 쉽고 빠르게 억제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부분을 뇌간망양체(腦幹網樣體)라 하며, 여기서 부활계(賦活系)가 발동한다.

1960년 일본 오키와고(小木和孝)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뇌의 신피질이 잠들어 버린 시기에 낡은 변연피질(邊緣皮質)은 잠들지 않고 아직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신피질은 뇌간망양체에서 발생하는 부활계에 의해 활력을 받고 있다. 부활계의 작용이 알코올에 의해 둔해짐에 따라 신피질(新皮質)도 작용하지 못하게 된다. 변연피질도 부활계에 의해 활력을 받고 있으나 여기서는 시상하부(視床下部)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본능, 욕망, 감정과 관계가 깊은 변연피질이 잠들지 않고 있는데 이를 조절하는 신피질이 먼저 잠들어 버린다는 사실은 우리의 술에 취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신피질이 수행하는 비판적 정신, 반성하는 마음, 이성에 의해 억제에서 풀려난 본능이 주정(광기:狂氣)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자제하던 불만이 터져 나오고, 화를 참지 못하여 주먹질하고, 조금 기뻐도 웃고, 비감해지면 소리 내 우는 것은 변연피질이 최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알코올 자체는 뇌의 일부분의 작용을 억제하나 원래 그 부분에 의해 억제되어 있던 별도의 부분이 억제에서 벗어나 평소와 다른 이상의 작용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외견상 흥분–마취학에서는 발양상태(發揚狀態)라 한다–일 뿐이며, 알코올 자체에 흥분 작용을 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증거로 이 흥분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이며, 알코올의 작용이 조금 더 진행되면 모든 것이 마비되는 쪽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술을 마시면 왜 정신없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주정(酒酊)이 일어날까? A.A.에서는 미칠 광자를 써서 광기(狂氣)라고도 하는 주정에 대하여 알아보자.

마시지 않을 때는 양같이 온순하고 법 없이도 살고 그렇게 신사일 수 없는 사람이 술만 들어가면 그렇게 망나니로 변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가정주부들을 많이 만난다.

Y는 기독교인이다. 그는 평소 성경 구절을 즐겨 인용한다. “주시는 자도 하나님이요 가져가시는 자도 하나님이신데 내 것이 어디 있느냐고.” 성경 욥기서를 즐겨 인용한다. 그런 그가 술만 들어가면 자기 아내에게 “이 도둑년아. 내 돈 내놔!” 하고 아내를 괴롭힌다.

그의 명의로 작은 땅이 있었다. 원래는 시 소유지였는데 시에서 민간에서 불하한 땅이었다. 그 땅에 집을 짓고 살던 사람들이 시에서 싼값에 불하받았다. 그의 어머니가 그렇게 작만한 집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의 소유 되었다. 그런 그는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했고, 중매로 지방 토호의 딸과 결혼도 했다. 그는 30 중반에 대기업에서 퇴직할 때까지 가정을 위해 돈 한 푼 벌지 않고 술타령으로 세월을 보낸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토지의 불하 대금이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아내가 돈을 마련하여 그 땅을 불하받았다.

그는 그 땅을 처분하여 사촌 형에게 맡기고 계속 술타령이었다. 그 돈도 멀지 않아 모두 술값으로 탕진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외동딸 하나를 둔 아내는 노후가 큰 걱정이었다. 출가외인인 딸이 시집을 가고 알코올중독자가 된 남편만 믿고 살면, 다가오는 노년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생활 무능력자인 남편을 믿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생각다 못해 남편 입원한 정신병원을 찾아가 남편과 담판을 벌렸다. 퇴원하고 싶으면 그 돈을 자기에게 달라고. 당시에는 정신병원 입원 환자는 보호자의 동의가 없으면 10년이고 20년이고 퇴원할 수 없었다. 남편은 하는 수 없이 사촌형에게 편지를 써주었다. 자신이 맡긴 돈을 아내에게 주라고.

아내는 지인의 소개로 그 돈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신축된 스포츠 센터의 지하상가로 계획대로라면 임대 수입이 상당할 것 같았다. 그러나 건물주의 부도로 임대 수입은커녕 임대료도 찾지 못했다. 이런 사실을 안 남편은 평소에 기독교인답게 “주시는 자도 하나님이요, 가져가시는 자도 하나님이신데 내 것이 어디 있느냐”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나 술이 들어가면 “이 도둑년아. 내 돈 내놔! 하고 아내를 괴롭혔다. 일종의 습관화된 주정인 것이다. 이런 증상을 어떤 사람은 주정 중독이라고도 한다. 남편도 그런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인 줄 잘 안다. 다른 알코올중독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쉽게 수긍한다.

어느 알코올중독자의 아내도 남편 대신 가정을 책임져야 했기에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녀도 친구의 권유로 빗까지 내어 수익이 높다는 사업에 투자했다. 그 투자도 실패로 끝나고 빗만 떠안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아내를 탓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가장 구실을 못하니까 아내가 나 대신 돈 벌 욕심에 저지른 실수인데 내가 어떻게 아내를 탓하겠느냐고 오히려 아내를 위로했다.

이 두 사람의 행동이 왜 이렇게 다를까? 앞의 남편은 평소 아내에게 불만이 많았다. 아내는 자신의 음주에 방해꾼 정도로 인식했다. 그는 이렇게 불만을 표출했다. “술 한번 실컷 마셔보지 못하고 병원에 끌려다닌다”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는 술을 마시고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놀렸다. 그 이유는 죽을 때까지 술을 마시지 못하게 그의 아내가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볼 때, 그는 그런 아내가 아니었으면 벌써 운명을 달리 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뒤에 예로 든 사람은 항상 자신의 음주로 고생하는 아내를 측은히 여기는 측은지심을 그의 평소 언행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런 심리적 내면에 깔린 잠재의식이 술로 인해 언행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앞에 예로 든 알코올중독자는 완전히 두 얼굴의 사나이다. 왜 그럴까? 이미 알코올의 두 얼굴에서 의학적으로 알코올을 비선택적 억제제라고 설명했다. 의학용 마취제는 필요한 부위만 마취가 가능한다. 즉, 국소 마취가 가능하다. 그러나 비선택적 마취제는 국소 마취가 불가능하며, 신체의 모든 부분의 마취만 가능할 뿐이다. 알코올은 이런 비선택적 마취제인 것이다.

뇌에 대한 알코올의 작용은 비교적 빨리 미치는 부분과 느리게 미치는 부분으로 구별된다. 알코올의 작용을 받아 빨리 마비되는 것은 미묘한 반응이라든가 수의(隨意) 운동, 인식, 기억, 사고, 판단 능력 등의 고등 기능이고, 느리게 마비되는 것은 내장 활동의 조절 등 하위의 원시 기능이다.

뇌의 고등 기능이 빨리 마비되는 것은 대뇌피질에 대한 알코올의 직접 작용이라기보다 대뇌피질의 활동을 조절하는 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알코올에 의해 가장 쉽고 빠르게 억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부분이 뇌간망양체며, 여기서 부활계가 발동한다.

뇌의 고등 기능인 신피질이 알코올에 마비되어 잠들어 버린 시기에 낡은피질인 변연피질은 아직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신피질은 뇌간망양체에서 발생하는 부활계에 의해 활력을 받는다. 부활계가 알코올에 마비되어 둔해짐에 따라 신피질도 작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본능, 욕망과 관계가 깊은 변연피질이 활동하고 있고, 이를 조절하는 신피질이 먼저 잠든다는 사실은 우리의 술에 취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신피질이 수행하는 비판적인 정신, 반성하는 마음, 그에 의한 억제심이 해방되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감정과 본능대로 행동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오죽하면 이 주정을 A,A,에서는 미칠 광(狂)자를 써 광기(狂氣)라고 부른다.

가볍게 취한 상태에서는 대뇌 신피질의 기능이 저하되며, 만취 상태에서는 대뇌의 변연피질과 소뇌까지도 활동을 멈춘다. 만취 상태에서는 바늘로 찔러도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감각이 마비된 것이다. 전신 마취의 경우 손발도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나 심장은 움직인다. 호흡도 약해졌으나 계속된다. 내장은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만취 상태에서는 뇌간의 호흡과 심장을 지휘하는 중추를 남기고 다른 부위는 거의 모두 마비된다. 아픔을 느끼거나 이야기를 듣고 그 뜻을 이해하는 것과 자기 의지로 손가락을 움직이고, 이야기하는 기능은 대뇌가 담당한다. 대뇌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된다. 소뇌까지 마비되면 손과 발에 힘이 없어진다.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져 일으켜 놓아도 다시 무너져 주저앉거나 쓰러진다. 만취는 이에 가까운 죽음의 문턱까지 온 매우 위험한 상태다.

다시 앞의 이야기. 마시지 않을 때는 신피질이 제대로 기능하여 이성적인 생각을 함으로써 아내의 행동을 이해하고 욕을 삼간다. 그러나 마시고 취하면 술에 의해 이성 기능을 담당하는 신피질이 마비되고 신피질의 통제에서 풀려난 감정 중추인 변연피질의 활동이 평소보다 왕성해져 억제되었던 나쁜 생각과 감정이 거친 행동으로 드러난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선생님이 수업을 마치고 교실을 비운 사이 그 교실은 아이들의 해방구가 된다. 깔깔대고 웃는 놈, 치고받고 싸우는 놈, 책가방을 집어 던지는 놈, 책상 위를 껑충껑충 뛰어다는 놈 등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들을 풀어놓은 것과 같다. 10분의 휴식이 끝나고 시작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면, 순간 교실은 조용해지고 질서가 잡힌다. 아이들은 제자리로 돌아가 수업 준비를 한다. 아이들이 선생님의 통제를 받는 것이다. 여기서 선생님은 신피질, 아이들의 철모르는 행동을 변연피질로 바꾸어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주정의 형태

* 파괴형 : 술에 취해 가족을 구타하고 기물을 부수고 광기를 부린다.

* 단순형 : 술을 마시면 조용히 잠을 잔다.

* 분열형 : 정신 분열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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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교역자 : 맹경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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